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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홈페이지에 들어가 볼 마음이 드는 것도 드문 일이건만, 그 드문 드라마 중에서 이렇게 인물 소개가 잘 되어 있는 것은 처음 보았다. 인물 하나하나의 삶을 그대로 녹여내고 융합시킬 감독과 작가가 느껴진다.
심윤경, 실천문학사, 2008
단편집이지만 책 전체가 거대한 주제를 관통하고 있다. 거인으로 묘사되는 성골이 다스리는 신라의 고유신앙과 불교와의 대립. 신구의 대립이라고 하거나 본능과 이성이라고 하거나 뭐 여러가지 대립으로 묘사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쩌면 신문물이 들어오는 변혁기의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과거의 전통과는 단절되어가고 낯선 변화는 물밀듯이 몰려오는 시기를 살아가는 사람들 이야기. 고대의 이야기라고 하면 마냥 전쟁이야기, 애닮픈 이야기를 떠올리기 쉽건만, 이 책을 읽다보면 서라벌 사람들이 바로 이 시대의 사람들인양 변화 앞에서 어리둥절하면서도 관성을 가지고 삶을 이어가는 나와 현대의 사람들이 떠오른다. 반복되는 주제가 질리는 후렴구처럼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만큼은 생생하다.
띄어쓰기를 제대로 한 건지 모르겠다. 한국 박물관개관 100주년기념 특별전 이라고 써야 할 것도 같고. 한국 박물관 개관100주년 기념특별전일지도. 아예 모두 띄어써서 한국 박물관 개관 100주년 기념 특별전이라고 써야 할 지도.
이게 벌써 10월의 일이었구나. 가족들과 함께 주말에 한 번 가서 보고, 전시 마지막날 몽유도원도를 보겠다고 거의 4시간의 줄을 기다렸다. 일종의 오기였던 것 같다. 아직 그림에 대한 욕망을 잃지는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쓸데없이 애쓴다는 생각도 들긴 했다. 좀 더 두꺼운 책을 가져가야 했다고 3시간 가량 기다린 다음엔 후회했더랬다. 지루한 줄이 끝나면서 나타난 몽유도원도는 자세히 들여다 볼 틈도 없었다. 복사본보다도 더 선명한 선과 농담에 놀라고, 선 하나하나를 보고 싶은 욕망과 그림 전체를 조망하고 싶은 욕망 사이에서 머뭇거리는 사이 뒷 사람에게 밀려 나왔다. 나도 그런 꿈 좀 꾸어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 광대하지만 친근한 자연 속에서 친우와 즐기는 순간의 느낌. 여전히 4시간이나 기다렸어야 했나 하는 생각은 든다. 다시는 공개안 될 지도 모른다는 희소성에 넘어간 건 아닌가, 과연 내가 동양화 원본을 본다고 더 많은 심상을 느낄 수 있을까 하는 의심도 여전하다. 그런데, 완전히 후회하지는 않는다라는 점 때문에라도 4시간의 기다림에 의미가 있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좋아하는 일 사이의 간극은 크지만 어쨌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지점까지는 갔었다. 라고 변명해두자.
한상운, 로크미디어, 2009
한상운의 글이 아닌 것 같았다. 아니 난 한상운의 글을 많이 읽어보지 않았으니까 지금까지 읽어온 한상운의 글과는 전혀 달랐다고 말해야겠다. 막 나가는 듯한, 막 나가려다 내가 참는다 뭐, 이런 분위기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얌전하고 다듬어진. 책 내용과는 별도로 참 신기한 독서 경험이었다.
박상, 이룸, 2009
재미있었다는 기억은 있는데 그게 어떤 종류의 재미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피식이었는지 깔깔이었는지 푸하하였는지. 등장인물 혹은 작가가 4차원의 어떤 영역을 점하고 있다. 공감을 통한 즐거움 혹은 감동이라기 보다는 낯설게 바라보면서 이해의 지평을 넓혀나간다고 해야하나. 이해의 지평이라고 하면 너무 거창한 듯 하지만 완전히 다른 타인이라는 생각이 드는, 왜 그런거 있잖은가 흔히 돌아이라고도 불려지는 평범함을 넘어선 비범하고 독특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 그런데 그 시선이 단지 신기한 것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글을 읽어가며 인물을 바라보다가 그 독특한 인간과 나 사이의 어떤 공통감이 상기되면서 그냥 마음 속으로 그를 이해하게 되고 끄덕이게 되는. 단편 속의 어떤 주인공들이 우주로 날아가도 그냥 수긍하게 되는, 글의 힘이 있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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